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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그러면, 이제 우리 기억속에만 남는 거야? (3화) 고향으로 가는 기차 안은 한 없이 조용하면서도 굉장히 빨랐다. 생각해보니 고향을 가야겠다는 생각만 하고 가서 어떻게 뭘 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서울에서 KTX 타고 1시간 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에 당장 고향에 살고 있는 친구한테 전화를 걸었다. "ㅋㅋㅋ 생각해보니까 얘한테 전화하는 것도 오랜만이네" "뚜루루루...(통화연결음)" 현두의 친구: 어 뭐야 자기야 무슨일이야 현두: ㅋㅋㅋㅋ 자기야라는 소리도 오랫만에 듣네 (내가 20대 때 친한 남자 애들한테 자주 쓰던 애칭이다. 물론 난 지극히 이성애자다.) 현두: 명준이! 나 오랜만에 내려간다. 지금 KTX야 명준: 뭐야 이렇게 갑자기? 현두: 원래 갈라 그랬는데 말하는 걸 까먹었지롱, 오랜만에 가는 거라 고향친구는 당연히 봐야지 오늘 시간 돼? .. 더보기
그러면, 이제 우리 기억속에만 남는 거야? (2화) 다행히 본가로 가는 기차 자리는 많이 남아있었다. 오전 11시 기차를 예매하고, 나는 저녁을 먹기 위해 배달앱을 켰다. 치킨... 족발.... 곱도리탕............ 벌써부터 술이 땡기는 메뉴들이었다. 고민 끝에 나는 족발에 막국수를 시켰다. 하지만 곧 나는 고뇌에 빠지기 시작했다. 족발에 막국수.... 술이 빠질 수 가 있나?! 내일 본가를 가지만..... 술이 없으면 60% 밖에 즐길 수 없쟈나... "그래 뭐 너무 많이 마시지만 않으면 되는 거지" 라는 생각으로 냉장고를 열어봤지만 소주는 커녕 물만 두 병 들어있었다. "하.... 소주 사와야겠네" 귀찮지만 겉옷으로 숏패딩만 입고 하의는 잠옷바지, 이 상태로 편의점으로 향했다. 편의점에 들어온 나는 소주는 물론이고 이참에 술을 많이 사서 쟁여.. 더보기
그러면, 이제 우리 기억속에만 남는 거야? (1화) 내 이름은 강현두 30살이다, 26살에 대학을 갓 졸업하고 곧바로 공인회계사 시험을 준비해 2년만에 합격. 28살에 잘나가는 회계법인에 취직한 나는 초봉임에도 세후 5,000이라는 2년이 아깝지 않은 급여를 받았다. 공인회계사라는 어려운 시험을 공부머리가 없던 내가 2년만에 합격할 수 있던건 문과였던 내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회계사 밖에 없단 생각에 대학교 2학년 때부터 회계 공부를 좀 게으를 지언정 꾸준히 해왔다. 때문에 그 배경 지식으로 난 CPA(공인회계사시험)을 2년만에 합격할 수 있었다. 회계업무는 생각보다 정신력 소모가 컸다. 결국 나의 고객이 있는 거다 보니 때때로 일을 하다가 고객과의 마찰은 피할 수 없었고 대표에게도 깨질 때도 있었다. 하지만 내가 어딜가든, 어느일을 하든 이런 일이 .. 더보기